초보산꾼 100대 명산 - 칠갑산 七甲山 (561m)

                                              

 

 

언제 : 계사년 열매달 이레 흙날

 

누구랑 : 100대 명산 산우님들(3450온누리산악회)

 

어딜 :   천장저수지 - 칠갑산 - 삼형제봉 - 장곡사 입구      (시간은 사진속에 있습니다)

 

더 많은 사진 자료는 http://blog.daum.net/kmhcshh/1191 에 있습니다

 

 

 

언제 우리가 그 지긋한 더위에 하루하루를 어떻게 견뎌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저 먼나라처럼 느꺼지게 이제는 조석으로 선선해진 9월 열매달

하지만 아직은 늦 더위를 실감하게 될 100대 명산팀의 칠갑산 산행을 위해

오랫만에 그리운 얼굴들을 보기위해 길을 나선다

 

 

칠갑산 산우님들이 걸었던 등로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칠갑산의 진 면목이 알려지기도 전에 우리 정서에 맞는 이 노래로인해 더 유명해진 칠갑산 

아마 산행중에 모두 이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며 걸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노래에 나오는 칠갑산이 아닌, 칠갑산만이 가지고 있는 숨은 얘기를 들어려 이 초보산꾼과 칠갑산 여행을 떠나본다.

 

 

 

천장호 칠갑산 단지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준비

 

여전한 김희석님의 접시 돌리기 체조

 

드뎌 출발

 

국내 최장이며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긴 출렁다리 (길이 : 207m, 폭 : 1.5m, 중심부는 30~50cm까지 출렁임을 느낄 수 있다)

 

청양의 대표적 상품인 고추와 구기자를 형상화 한 조형물

7,80년대 국내 최대 고추 생산지였던 경상북도 청송과 영양 지역에서 또 다른 이 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게 된 것이

청송의 '청(靑)'과 영양의 '양(陽)'자를 따서 명명한 품종이 청양고추이다.

어찌됐든 지금은 칠갑산노래가 칠갑산을, 또 청양고추와 똑 같은 이름을 가진 청양군이 청양고추생산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찌됐든 이제는 기후변화가 이곳에 청양고추 주 생산지라 해도 될 듯하다.

 

 

뒤 돌아 본 출렁다리와 천장호天庄湖

 

삼형제봉에서 하산시 만나게 될 지천을 바라보는 산세에서 칠갑산 유래를 찾고 있다.

 

칠갑산 들머리 계단

 

지대가 천정처럼 높다는데서 유래를 찾는 천장리天庄里 갈림봉

 

아침저녘으로는 선선하다고는 하나 아직은 더위에 휴식이 필요한 때

 

정상 직전 도림리 갈림길

 

도림리로 내려가는 길에서 식후경

 

칠갑산 정상에서 단체사진

 

1973년 3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고 이제 온국민의 애창 속에 불려지는 칠갑산 노래와 함께 유명해진 산

칠갑산의 명칭은 원래 어느 산처럼 악자가 들어간 칠악산으로 알려져 있다.

만물생성의 7대 근원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 七甲山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또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는 산이라고도 전한다.

그러니까 칠갑산은 만물생성의 근원과 천체운행의 으뜸이 되는 산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자료 : http://www.ohmynews.com/

 

 

서해의 등대라는 말에 어울리게 이곳에서도 보이는 북서방향 오서산이 멀리 보이고

 

이렇게 다양함을 가지게 된 데에는 칠갑산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5개의 능선이 있기에 가능했다.

면암 최익현이 칠갑산을 의지하여 의병활동을 한 것도 칠갑산의 복잡한 지형을 십분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칠갑산 일대를 중심으로 삼일운동때의 운동열기가 타지보다 더욱 격열했었다고 한다. 

멀리 백제가 멸망할 당시 백제부흥군의 역공세가 한시기를 풍미했던 것도 칠갑산의 오지적 위치와 산세가 만들어 낸 것이다.  

 

 

동남방향 계룡산을 당겨보면

 

백제는 이 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鎭山)으로 성스럽게 여겨 제천의식을 행하였다.

충남 중앙에 자리잡은 칠갑산은 동쪽의 두솔성지(자비성)와 도림사지, 남쪽의 금강사지와 천장대,

남서쪽의 정혜사, 서쪽의 장곡사가 모두 연대된 백제인의 얼이 담긴 천년사적지이다.

 

 

부여에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남긴 금강이 흐르고 있다 - 부여 방향

 

당겨보면

칠갑산의 서북쪽의 대치천과 서남쪽의 장곡천ㆍ지천, 동남쪽의 잉화달천, 남쪽의 중추천, 동북쪽의 영화천이 흘러서

모두가 칠갑산의 혼을 담아 역사적 한가운데 있었던 금강으로 합류하게 된다.

 

 

올 여름을 슬기롭게 넘기신 풀밭메는 아낙네들이신 여산우님들의 단체사진 한번 남기고... 칠갑산과 어울림?

칠갑산 이정석 뒤로 이어지는 고개가 우리가 원래 들머리로 잡았던 36번 국도가 지나는 한치고개이다.

이 산줄기가 호서를 동서로 갈라놓았던 장본으로 문화적 변경선이 된 줄기이다.

문화적 분수령의 작용으로 산의 동쪽은 호남에 가깝고 산의 서쪽은 기호지방에 가까운 문화적 성향을 보인다.

한치고갯길이 ‘칠갑산 옛길’로 은퇴한 때는 1983년 칠갑산을 관통하는 대치터널이 뚫리면서부터이다.

 

 

우리가 가야할 셋이서 나란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삼형제봉의 모습이 앞을 인도한다

 

헬기장이 있는 삼형제봉 마지막 봉

 

직진하면 마재 고개

 

천장호에서 보았던 용과 호랑이 전설에 나오는 지천이 부여로 말없이 흐르고 있다. 부여에서 금강에 합류한다.

 

보기보다 계속 이어지는 작은 봉들을 넘고서야 도착하게 된 아흔아홉골을 내려온 물을 담아내는 아니골(마을)다리

 

장곡사코스와 우리가 걸어온 능선사이를 흐르는 아흔아홉골

장곡사(長谷寺)는 이름이 말해주듯 긴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며, 이곳을 흐르는 계곡을 사람들은 아흔아홉계곡이라 부른다.

칠갑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 대치면에 있는 칠갑산 주변을 대규모 콩밭 조성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청양군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청양을 널리 알리고 청양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콩밭 매는 아낙네상도 세워 놓았다.

장곡사(長谷寺)는 공주에 있는 마곡사와 예산의 안곡사 그리고 청양의 운곡사와 함께 '사곡사(四谷寺)'의 하나라고도 한다

 

 

장곡사 장승공원 방향으로 오르면

 

오늘의 뒷풀이 장소

 

뒷풀이

 

한여름에는 그래도 바람이 불어 올 때마다 바람의 고마움을 몸이 먼저 느껴주었는데 

이제 바람도 너무 지쳤나 인색하기만 했던 오늘 칠갑산에서의 산행도 이렇게 서서히 끝을 알리고 있다.

 

주병선이 부른 칠갑산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칠갑산

그런만큼 우리는 걸으면서 왜 칠갑산이 100대명산이지? 아마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또 우리도 똑 같이 다녀왔지만 이런 물음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가 걸었던 길은 결코 칠갑산의 눈꼽만큼도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칠갑산에 단언을 하고 있다.

거기에는 우리 정서에 맞는 가락과 어머니(아낙네)의 일생에 담긴 노래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칠갑산 노래가사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어디에도 칠갑산이 아름답다거나 칭송하는 구절은 없다.

일찍 청상이 되어 어렵게 남매를 키워 온 우리 민족의 여자의 일생을 얘기했을 뿐이다.

이곳 아흔아홉골이 얘기하고 장곡리라는 마을 이름이 예기하고 하늘에 땅이 닿는 다는 천장리가 말해주 듯 

먹고 입을 것 변변치 않았던 산골 살이의 시름을 달래며

산비탈 밭에 기대어 나날을 허리 펼 날도 없이 살아갔던 촌부의 한을 조운파시인은 노래했고

우리 민족의 한으로 품어 절절이 품어낸 슬픈 곡조로 풀어낸 노래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흥얼거리게 했던 것이다.

 

산은 사계절이 다르고 아침저녁이 다르고 또 시시각각 다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 온다.

칠갑산처럼 560m밖에 안되는 산에서 5개의 능선이 뻗어 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이

아마 평생을 다녀도 알 수 알 수 없을 지 모른다. 여기에 칠갑산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지형이 최익현이라는 의병장을 탄생시켰고, 삼일운동때도, 백제 부흥군의 한때 근거지가 되었던 것도

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칠갑산에 대한 오해이다.

우리가 처음 계획했던 한치고개에서 올라오다 보면 자비정(慈悲亭)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고려시대에도  慈悲城이라 명했던 성곽이 있을 정도로 신선시 했던 산이 바로 칠갑산인 것이다.

 

우리는 산에 가면 나무만 보고 산의 속살은 잘 보지 못한다.

어쩌면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이미 우리는 우리 세대에 맞는 옷을 입고 있으니...

하지만 이제 이 초보산꾼과 함께했던 우리 100대 명산 산우님들이라도

겨우 몇시간 같이 한 칠갑산을 설악산과 같은 명산으로 보지말고

또 칠갑산 노래에 빠져들지 말고 칠갑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의 경계에서 빠져 나와

칠갑산의 속살을 말할 수 있고 칠갑산의 진실을 말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칠갑산이라는 명산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하신 조교대장님과 100대 명산 산우님들 고생했습니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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