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100대 명산 -  백두대간 황악산 (黃岳山 1111.4)   :  충북 영동, 경북 김천                             

                                                             

 

언제 : 계사년 시샘달 사흘 해날

 

누구랑 : 100대 명산 산우님들 26명(3450온누리 산악회)

 

어딜 :   괘방령 - 여시골산 - 운수봉 - 황악산 - 대간 갈림봉 - 신선봉 - 직지사

                                                                    (시간은 사진속에 있습니다)

 

더 많은 사진자료는 http://blog.daum.net/kmhcshh/843 에 있습니다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인 2월 시샘달에 100대 명산을 가기 위해 이른 새벽을 연다.

오는 봄을 막을 수가 없듯이 봄에, 잎이 나올 무렵의 추위인 잎샘추위도

이른 봄철의 날씨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듯 일시적으로 갑자기 추워지는 기상 현상인 꽃샘추위가 오히려 더 그리워지는

겨우내 기다려 왔던 2월의 기다림을 안고

아직은 겨울의 끝 자락임에도, 몇 일 간 따뜻한 날씨 탓에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안고 김천시와 영동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황악산으로 떠나 본다.

 

 

황악산 등로

 

황악산의 최고봉이 비로봉인데, ‘비로’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에서 비롯된 말로 ‘높다’는 뜻이고,

‘비로자나’는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과 지혜의 빛이 세상을 두루 비추어 가득하다는 뜻이 있기에

직지사라는 큰 절을 품고 있는 황학산을 향한 발걸음이 가볍다.

 

 

3기 대간 때 자주 들렸던 추풍령 휴게소도 들려 보고 - 뒤에 보이는 산이 눌의산

 

괘방령에 도착

괘방령 掛榜嶺 

괘방령은 조선시대 때 이 고개을 넘어 과거를 보러가면 합격(급제)의 榜이 붙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괘방령에서의 단체사진

괘방령과 추풍령

조선 시대 영남의 유생들은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 하여 마음 약한 유생들은 추풍령 남쪽의 궤방령(혹은 괘방령)을 넘었을 것이고...

현재에도 대학입시에서 재수, 삼수,사수.. 하다 보면.. 자포자기 심정일 것이다. 옛날에도 자주 낙방하는 선비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고갯마루에 있는 당마루마을은 과거에 실패하고 낙향하던 선비가 고향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머물면서 생긴 마을이라고 전한다.

임금이 내려주신 방을 내걸고 금의 환향했다면 좋으련만... 괘방령... 참으로 수많은 사연들을 안고 있는 고개이다.

 

산 아래 왼쪽은 봉산 땅이요, 오른쪽은 대항 땅이다. 이들 마을을 두고 의미(?) 있는 말이 전해온다고 한다.

봉산은 양지로 살기 좋은 땅인데, 실제로는 대항 사람들이 부자로 살았다는 것이다.

이는 양지인 봉산 사람들이 눈 덮인 황악산을 보면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농사일 준비를 늦추는 반면

산 아래 대항 사람들은 봉산 쪽을 건너보면 눈이 녹고 햇살이 비쳐 부지런히 농사 준비에 나선다는 것.

이로 인해 항상 대항 사람들이 한발 앞서 농사를 지어 소득이 나았다는 것이다.

산이 민초들의 생활과 정서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말해준다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2708&yy=2012

 

 

잠시 올라 준비 운동으로 산행 준비를 하고

 

여우의 사투리인 여시굴이 있어 붙인 듯한 여시골산

 

여시굴도 지나고

이 곳이 일제 시대 최대 금광개발지 중의 하나이므로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듯

 

 

운수봉에 도착하고

운수봉은 직지사 산내 암자 중 가장 위쪽에 자리한 운수암의 뒷산이다.

황악산은 구름에 늘 덮여있는데 공교롭게도 운수암을 기준으로 구름이 시작된다 하여 구름 운(雲)자를 써 운수봉이 되었단다.

 

 

유일하게 개방된 직지사 갈림 안부도 지나고

 

백운봉 아래에서 따뜻한 곳을 찾아 식후경으로 하고

 

정상으로 오를 수록 더욱 풍부해지는 설원을 따르면

 

전망 좋은 곳에서 직지사 방향 대항면 일대를 조망하고

 

직지사를 품고 있는 신선봉과 그 너머 동구지산 능선이 보이고

 

이제 정상이 지척이다

 

형제봉, 신선봉, 동구지산을 배경으로 겨울 여심을 담아 보고

 

서양 속담 중에는 " 여자의 마음은 겨울바람"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여자의 마음과 겨울 바람이 부는 방향은 눈 깜짝할 새 변한다고 해써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여자는 문지방을 넘으며 열두 가지 생각을 한다는 한국 속담도 있다.

여자는 주관이 확고하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리기가 쉽다는 뜻일 게다.

물론 이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남성의 입장서 나온 말이겠지만...

이제 봄의 향기가 서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2월을 기다리고 있는 여심이 더 아름답다

 

 

곤천산 갈림봉인 헬기장

 

황악산(비로봉) 정상에서 단체사진

황악산(黃岳山)은 백두대간 줄기가 추풍령에 이르러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솟구치기 시작한 곳에 자리잡은 능선이 길고 우람한 산이다.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상촌면의 경계에 있다. 서남쪽에 연봉을 이룬 삼도봉과 추풍령 사이를 지나는 백두대간의 중간에 솟아 있다.

우리가 걷고 있는 동안 삼도봉이 우리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어서 마음은 벌써 삼도봉과 민주지산으로 향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황악의 '황(黃)'은 오방색(다섯 가지 방위 색깔로 동쪽은 청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적색, 북쪽은 흑색이다)의 가운데 색을 상징한다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으로도 불렸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는 황학산(黃鶴山)으로 표시했다.

학이 많이 몰려왔다고 붙은 이름이지만 대동여지도와 택리지 등 옛 문헌에는 '황악'으로 적혀 있다. 김천시와 직지사도 황악산으로 쓴다.
1,111m의 외우기도 쉬운 황악하면 岳소리나게 기암괴석이 솟아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너무 평범한 민둥 흙산이다.

 

 

형제봉을 지나고

 

계속 내려오다 바라본 형제봉과 황악산

 

대간길인 바람재와 갈림봉

 

황악산부터 직지사 반대편에 보이던 저수지 윗 마을이 지통마 마을이다 - 사진 : 조교님 작품

 

형제봉 서쪽에 보이는 조그만 저수지 윗 마을이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 '지통마 마을'이 보인다.

영화 '집으로'를 촬영한 오지마을이다.

곤천산 줄기와 백두대간 줄기가 좌우를 가로막고 앞에 펼쳐지는 또 다른 준령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지형을 상상하면서

영화 '집으로'를 다시 한번 본다면 한장면 한장면이 다르게 다가 올 것이다.

백대명산에 함께한 산우님들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선물이다. 조교 대장님 좋은 선물 감사합니다.

 

 

이제 앞에 보이는 신선봉을 향해 하산은 시작되고

 

신선봉에서 좌틀

 

지금까지 내려온 길도 힘들었지만 신선봉부터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들게 이어진다

 

이제 마지막 봉인 망월봉이 보이고

 

망월봉

 

신선봉과 황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힘들게 내려 온 만큼 이제 오히려 가을 분위기를 내 준다

 

포장도로를 만나고

 

직지사直指寺가 반겨주니 반갑고

 

직지사내를 흐르고 있는 내원천 - 직지사천으로 흘러 들어가 감천에 이어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천불상을 모시고 있는 비로전

천 개의 불상이 조성돼 있다고 해서 천불전(千佛殿)으로도 불리는 비로전(毘盧殿)은 임진왜란 당시 화마를 피한 유일한 건물이다.

고려 초기 경잠대사가 경주 남산의 옥돌로 16년간 빚었다는 천불전 불상들은 모두 표정이 다르다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옆에서 본 천불상

비로전에 있는 1000개의 불상은 표정이 모두 다르다.

이 가운데 알몸의 동자상이 하나 있는데 참배자가 첫 눈에 발견하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재미있는 속설도 전해온다

 

 

대웅전

직지사는 황학산 정상에서 보면 학의 날개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동쪽으로 뻗어가면서 협곡을 이룬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봉우리들이 ㄷ자 형태로 연이어 있고 ㄷ자의 열린 곳인 동쪽 산자락에 있는 고찰 직지사이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418) 아도화상이 창건한 절이다.
직지란 이름은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마음을 직관함으로써 부처의 깨달음에 이른다)’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유래됐다.

 

 

경내에서 바라 본 황악산

창건주 아도화상이 손가락으로 절터를 가리켜 절을 짓게 했다, 또는 고려 때 능여대사가 절을 확장하면서 손으로 측량했다는 이야기에서 절 이름이 유래했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고려 태조 왕건이 대구 팔공산 전투에서 견훤에게 패해 이곳으로 피신했고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출가, 주지를 지내기도 하는 등 깊은 유래만큼 역사적 사연도 많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5151745405&code=900306

 

 

매표소가 있는 일주문 현판

동국제일가람황악산’東國第一伽藍黃嶽山門

황색은 동양의 방위 개념인 오방에서 중심을 뜻하기에, 황악산을 품고 있는 직지사의 일주문에 ‘동국제일가람황악산’을 새길 수 있었던 것도 우주의 중심이란 자부심이 묻어나는 표현이다.

 

 

무궁화 공원을 지나면

 

공영 주차장이 있는 대전식당에서 뒷풀이 - 모두 맛있다고....

 

다행히 걱정했던 날씨가 도와주어 산행중에는 비가 오지 않아 모두 무사히 내려 올 수가 있었다.

오늘 하산 시 너무 가파른데다, 몇일 전 내린 비가 오히려 독이 되어

녹은 눈이 얼어 붙는 바람에 하산 시 많은 산우님들이 고생했지만

뒷풀이 장소에서 푸짐한 가십거리가 산우님들의 마음까지 녹여 주어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이제 100대 명산도 20수를 넘겼다고 하니 피끊는 청춘에 접어 들 것이다.

열정이 넘치는 젊음의 무기를 가지고

그 간의 쌓인 조교대장님의 내공이 더욱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꽃피는 춘삼월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부족한 글이나마 다녀온 길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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