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서울근교 : 백사실 계곡과 백석동천 그리고 길상사

 

 

 

 

일시 : 갑오년(14년) 미틈달 스물사흘 일요일         

 

인원 : 도덕산    오케이    청솔    완산    서산대사    송이1    삼수령    삼수령1    산까치    산까치1 꼴뚜산1    아톰마마    

          반추    현경    현경1    산재희    산재희1    산에는    티티    채화    채화1    채화2    채화3  - 존칭 생략

 

어딜 : 홍지문 ~ 세검정 ~ 백석동천 ~ 북악하늘길 ~ 하늘마루(하늘교) ~ 호경암 ~ 길상사

 

 

            더 많은 사진 자료는 http://blog.daum.net/kmhcshh/2158 

                           http://blog.daum.net/kmhcshh/2174 에 있습니다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하늬바람이 불고 첫 눈이 오는 달이라서 "들겨울달"이라고도 하고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이라 "미틈달"이라고 했던 11월, 언어 마술사 같은 분들이 있어 우린 얼마나 행복한지...

그렇게 겨울은 누구에게 들킬까봐 소리없는 발걸음으로 떨어지는 낙옆을 밟으며 다가오더니

떨어질 낙옆마저 사라저가는 틈을 타고 이제 겨울은 아예  댑바람으로 벌써 우리 피부에 와 닿는다

낙옆, 가을바람, 텅빈 들녘... 낭만처럼 다가오는 단어들이지만 여기에 가을비가 내리면 한순간에 쓸쓸함으로 바뀐다

맘속 가을비가 내리기 전에 마지막 잎새를 위한 쓸쓸함에 대하여 얘기하기 위해 북악하늘길로 떠나 본다

 

 

 

 

세검정에서 길상사까지 등로 ( 적색 )

 

경북궁3거리역에서 만나 버스로 상명대 입구까지 이동한다

 

먼저 홍지문을 들러 초보산꾼과 함께하는 역사탐방이 시작되고 - 홍지문과 오간대수문 그리고 탕춘대성이 이어진다

홍지문(弘智門) 과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홍지문은 탕춘대성의 성문이었다. 인왕산과 북한산 사이 홍제천에 새운 문이 홍지문이다.

그래서 홍지문 옆에는 홍제천이 흐를 수 있도록 수문 5개가 함께 세워져 있다.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이라고 불리는 이 수문은 홍예형(무지개)으로 이루어져 있다. 홍지문은 탕춘대성이라는 보조성의 성문이다.

4대문에 붙여진 인의예지(仁義禮智) 중 북쪽에 해당되는 '智'가 홍지문(弘智門)에 붙여져 북대문으로 착각을 많이 한다고 한다

북쪽의 대문은 서울성곽 북악산 구간에 있는 숙정문(肅靖門)이다.    홍지문 바로 옆으로 세검정로가 놓여 있는데 성곽 일부를 잘라서 도로로 만들었다는 아픈상처도 안고 있다.

1921년엔 대홍수로 아주 싹 쓸려 내려간 것이다. 옆에 있는 오간대수문도 그때 싹 쓸려 내려갔다.

지금의 홍지문은 1977년에 복원한 것이다. 대홍수 이후 방치되어오다 약 반세기 만에 복원을 한 것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4603

 

 

 

홍지문에서 단체사진 - 완산대장님 작품

서울성곽은 내사산을 둘러 만든 성이다. 북한산성은 북한산에 있는 성이고. 그래서 두 성곽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해 보조성이 축성됐는데 그것이 바로 탕춘대성(湯春大城)이다. 성이 세워진 세검정 부근에 탕춘대(湯春大)가 있다하여 그렇게 명명된 것이다.

도성과 북한산성을 약 4km에 걸쳐 연결한 탕춘대성도 1719년, 조선 숙종 시기에 만들어졌다.

인왕산에서 가파르게 내려온 성벽이 홍제천(사천)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북한산 쪽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다 북한산 서남쪽 비봉 인근에서 북한산성과 합류된다. 북한산 비봉은 진흥왕 순수비(555년 건립)가 있던 곳이다.

 

 

 

아직은 곱게 물든 단풍이 우리 산우님들 마음에 만추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알려진 석파랑에 들러 본다

석파랑(石坡廊)

석파랑(石坡廊)은 석파정(石坡亭)에서 옮겨져 온 것인데 흥선대원군의 별서 사랑채였다. 석파정은 대원군이 사랑한 별장이었다고 한다.

현재 요릿집으로 쓰이고 있는 석파랑은 벽에 둥근 만월창을 내는 듯, 전통한옥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전통 방식과 중국식 양식이 조화를 이룬 건축기법이다. 

 

 

역사탐방에 열중인 산우님들

 

1898년 고종황제가 황제국을 선포한 기념으로 경북궁을 세웠던 만세문이 이집의 정원에 와있었다

그리고 순종황제 계비인 순정효황후 윤씨의 옥인동 생가를 옮겨 지은 건물이 안채를 차리하고 있었고

석파정에서 옮겨온 대원군의 별장 사랑채는 가파른 바위 언덕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랑채 위에서 본 석파랑

 

 

석파랑에서 나와 세검정 삼거리에 있는 가장자리에 설치된 부암동 유래가 있는 부침바위 안내석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조금 이동하면 세검정을 만날 수 있다 - 완산님 작품

세검정 洗劍亭

세검정은 '칼을 씻었다(洗劍)'는 의미인데 광해군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광해군을 몰아내고자, 인조반정을 획책한 이귀, 김류 등이 칼을 갈아 씻었다고 해서 세검정(洗劍亭)이라고 명명됐기 때문이다. 석파정과 세검정에서 보듯, 이 일대(종로구 부암동)는 예부터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였다.

 

 

정자가 있는 이 지역은 한성의 북방 인후(咽喉 : 목구멍)가 되기 때문에 조선 영조 때 총융청(摠戎廳)을 이곳에 옮겨

서울의 방비를 엄히 하는 한편, 북한산성의 수비까지 담당하게 하던 곳이다.총융청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군사들이 쉬는 자리로 정자를 지은 것이 바로 세검정인데

당시 총융청감관으로 있던 김상채(金尙彩)가 지은 ≪창암집 蒼巖集≫에는, 육각정자로서 1747년(영조 23)에 지어졌다고 적혀 있다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이 주위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사천이라 불렸던 홍제천이 너럭바위 위를 유유히 흐르고 있으니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는데 안성맞춤이었던 셈이다. 다산 정약용과 겸재 정선도 그렇게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이들이었다.

다산 선생은 <유세검정(遊洗劍亭)>이란 시를 지었고, 겸재 선생은 <세검정도>라는 부채 그림을 그려 세검정을 칭송했다

 

 

 

그래도 역사탐방인데 증거사진 하나는 남겨야지

현재의 세검정은 1977년에 지어졌다. 1941년에 인근에 있던 종이공장에서 화재가 났는데 불이 옮겨 붙어

주춧돌만 남기고 완전히 소실됐다, 36년 만에 복원된 것이다.

겸재 선생의 부채 그림을 많이 참조하여 복원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크다고 한다.

현재의 세검정은, 얼핏 보면 그냥 평범한 동네 정자로 보일 수도 있다.  

부채에 그려진 수려한 주위풍광은 되돌릴 없겠지만 문화재 복원만큼은 보다 더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홍지천을 걷다 되돌아 본 세검정과 주위 풍경 - 자연적인 냇가에 초가집이 자리하고 있었을 옛날 분위기를 상상해 본다

이 문제는 앞서 언급한 홍지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숭례문 복원에서 보듯 부실하게 문화재를 복원하면 안 하는 것만도 못한 일이 된다.

특히 답사여행을 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것이 '불량 복원품'이라면, 그 답사여행자들은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필자 같이 자신의 두 발로 역사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더 크게 허탈함을 느낄 것이다. 문화재 복원에 대한 의문 혹은 아쉬움을 품고, 트레킹 팀은 이항복 별서터가 있는 백사실계곡 쪽으로 향했다. 

인용글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4603

너무 자세한 글이라 모셔 왔습니다

 

 

자하수퍼와 서울우유 사이에 있는 길목으로 오늘의 북악산 산행은 시작되고

 

백사실 계곡을 건너보고 있는 산우님들

 

삼각산 현통사가 나타나며 너럭바위가 우릴 반긴다

 

순우리말 너럭바위의 한자표현인 반석(盤石)위에 현통사라는 천년고찰이 자리하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을까?

홍제천의 또 다른 이름인 너무나 정감이 가는 "모래내"와 같은 말인 흰모래내 백사실 계곡의 물과 만나 만들어 내는

삼중주 협주곡의 악보가 저절러 그려지고 악보 스스로 살아 움지일 것 같은 생동감까지 선사 할 것 같은 곳이다

 

 

현통사에 들면 인왕산이 보인다

 

아침이면 떠오르는 싱싱한 태양에 하얗게 변한 반석이 품어내는 자태에 눈이 부실 아름다움을 상상해보고

해가 지면서 현통사와 함께 만들어낼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은은하게 다가올, 지는 해를 등지고 바라보는 색다른 노을 풍경

지금처럼 평소에는 이렇게 졸졸 흐르다가 비가 오면 반석위를 타고 흘러내릴 넓다란 폭포의 우렁찬 소리

너럭바위에 앉아 세상 걱정 다 잊고 부처님의 은혜와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들어 가면서  바라 보았을 인왕산

 

 

너럭바위에 앉아 백사실계곡을 바라 본다

 

우리가 말과 글로만 보았던 정선이 부채에 그려 후세에 홍제천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게 만들었던 세검정도나

옛 선조들은 어떤 시각으로 보았길레 인왕산과 북악산을 품고 있는 부암동에 터를 잡고 살았을까?

지금이야 이곳 턱 밑까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조선 건국이후 인왕산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이 거짓이 아닐 었을 것인데

우리의 시각과 어떤 차이가 있어 이곳에 별서터를 만들었을까 하는 상상속에 걷다 보면

어쩜 하찮게 보일 이 바위도 그래서 더 크고 의미있게 다가 오는 것이다

 

 

 

이제 조금씩 쓸쓸함에 대하여를 외치야 하는 계절 겨울 초입의 낙엽이 말해주고 있는 백사실 계곡 따라 만추의 여행은 시작되고

 

이곳 부암동에 있는 백사실 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사적이면서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자연 청정지역이다. 

서울시 보호종인 도롱뇽(위 사진), 무당개구리, 북방산개구리(아래) 3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계곡이라기 보다 실개천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수질이 맑다는 뜻일 것이고 자연의 조화가 흰모래로 보이게 할 정도였을 것이다 

전면으로는 인왕산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울창한 숲길이 펼쳐져 있으니 가볍게 숲길 걷기를 할 수 있는 숲길을 선사한다

 

 

 

멧돼지 조심이 색다른 의미를 준다

 

우리가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이렇게 서울 도심 속에서도 이런 숲길을 만날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

때론 이렇게 멧돼지 조심이라는 위험 안내판마저 이곳에서는 좀 낫설게 보이는 이유이다

거기에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옛 선비들의 비밀정원, 거기에 조금만 더 오르면 현재의 하늘정원의 별장들 

도심과 자연,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신비한 산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이곳 백사실 계곡이고

오늘 함께하신 산우님들의 표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음에 참으로 행복충전소가 어디 따로 있으랴? 함께여서 즐거우면 됐지... 

 

 

 

백석동천 별서터 전경

백석동천

전통조경 양식의 연못, 정자터, 각자(刻字) 바위 등의 보존상태가 좋아 별서(別墅-별장) 정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아 2008년에 사적에서 명승으로 변경 지정되었다.그 백석동천에  지금은 옛 사대부의 'ㄱ'자형 건물터에 십수개의 초석과 주춧돌만 남아 있다.백석동천은 오성과 한음으로 잘 알려진 조선시대 이항복의 별채로 알려져 있다.

이 계곡의 이름이 백사실이라 별서의 주인이 백사 이항복이라는 설이 있는데,  추사 김정희 별서이기 이전에 백사 이항복의 별서였는지는 밝힐 근거가 없다.

 

 

 

인공호수와 육각정 초석까지 갖추어 진 별정의 전체적인 모습을 산에는님과 함께 담아 본다 - 언제나 일찍 올려 주시는 산행공지에 힘이 납니다

서울 부암동 백사실 계곡 일대가 한때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별장이었던 걸로 밝혀졌다.

추사 김정희가 터만 남은 백석정 부지를 사들여 새로 건립했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는 명승 제36호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白石洞天)’내 건물터와 정자터 등

별서(別墅ㆍ일종의 별장)유적이 한때 추사의 소유였음을 입증하는 문헌자료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백석동천 관련 기록은 서울특별시가 발간한 ‘동명연혁고(洞名沿革攷)’에 1830년대 중건되었다는 기록이 유일했고 중건 이전의 자료가 없어 누구의 별서였는지 밝히지 못하였으나,

국립문화재연구소의 2012년도 명승 경관자원 조사 연구사업을 통해 관련 기록을 확인하게 되었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21112000252&md=20121115003748_BK

 

 

 

솟대가 눈길을 준다 - 자료사진 : 초보산꾼

 

오리는 蓮鴨圖에서 자주 표현되는데  鴨(오리압)를 破字하면 甲은 으뜸(장원급제)를 나타내고 鳥는 주로 쌍을 그려 부부의 화합을 나타낸다고 한다.

또 솟대의 꼭대기에 얹는 새가 대부분 오리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오리가 땅과 하늘과 물을 두루 다닐 수 있는 존재로

그 활동 영역이 몹시 넓고 물을 소중히 여기는 농경 사회에서 물에 사는 오리는 다산의 의미와 함께 풍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오리는 먼 곳으로 이동하는 철새이기 때문에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있는 새이며 죽은 사람의 영혼은 오리가 되어 하늘로 날아 올라간다고도 생각하였다.

 

 

 

백석동천 각자 바위

백석동천 각자  

'백석'은 '백악'을 뜻한다. 북악산을 예전에는 백악산이라고 불렀다.

‘동천’이란 ‘산천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수려한 곳으로 신선이 살 만한 경치 좋은 산골짜기’ 를 뜻한다. 

백석동천의 백석은 백악이란 뜻이니, 백석동천은 '백악(북악)의 아름다운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좋은 곳'이란 뜻..

그만큼 서울시내에서는 볼 수 없는 깨끗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계곡이다. 

 

 

지금도 북악산 정상은 백악산으로 되어 있다.  자료사진 : 초보산꾼   http://blog.daum.net/kmhcshh/781

 

마을길로 접어 들어 백사실계곡 이정표 반대편으로 좌틀

 

옛날 같으면 높아 판자촌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이제는 고급주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마을을 나오면 좌틀

 

부대앞을 지나면 이제 북악로 2차선 도로와 만나게 된다

 

북악산을 휘돌아 서울시민에게 지금도 사랑 받고 있는 1968년에 완공 된 "북악로" 일명 북악스카이웨이

우리가 호경암에서 만나게 될 소위 김신조사건의 여파로 서울방어와 관광의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북악 하늘길

서울방어보다는 지금 우리에게는 짬을 내서 연인과 드라이브하는 코스로만 변질 된 건 아닌지?

처음 개통되고 남산과 함께 신혼여행의 백미로 꼽아 차도 귀한 시절이니 택시로  한바뀌 돌면서 즐거워 했을 당시를 생각해 본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제 북악로와 산책로의 동행이 시작된다

 

안보보다는 청와대를 지키기 위해 지금도 자유롭지 못한 북악산과 북악 하늘길

그래도 주객이 전도된 현실이지만 덕분에 이렇게라고 잘 보존되고 있음에 감사해야 하나?

지금은 해외로 신혼여행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에 살면서 60년대 최고의 신혼여행을 꿈길이었다는 이 길과의 만남

거기에 이제는 차도 싫다 걷는게 최고다! 힐링의 바람타고 이렇게 산책길을 북악로와 함께 동행하고 있으니

참으로 세상살이가 격세지감임을 또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그래서 세상이 무서운겨?

 

 

그래도 아직은 만추의 미련이 남아 이렇게 여산우늠들의  가슴속에  안겨져 온다

 

 

배고프다...  식후경

 

팔각정

 

 

내사산(인왕, 낙산, 남산, 북악)은 물론 멀리 관악산과 아차산 등 외사산도 볼 수 있고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북악로의 정상에 있는 팔각정

삼각산 서편으로 저물어 가는 붉게 물든 노을이 가장 낭만적이라고 하고 눈만 돌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

이 팔각정에 올라 세벽부터 저녘까지 하룻동안 서울과 삼각산이 펼치는 자연의 변화를 느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북악산 일대는 안보상의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뒤 먼길을 돌아 2006년 이후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고 한다.

 

 

 

하늘교가 나오면 길상사로 갈려면 하늘교를 건너야 한다 - 반대편은 형제봉 가는 길

 

오늘은 공부하는 분위기?  제2산책로를 계속 따라 간다

 

하늘교를 건너면서 낙엽이 떨어진 산책길이 이어진다

 

이제 낙엽이 지면 떨어진 낙엽은 한동안 달콤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새파랗던 젊은 시절의 초상을 그래도 아직은 품고 있기에 내 스스로는 움직일 수 없지만

세상에 태어나 처음 밟아 보는 대지에 입맞춤하고 바람따라 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다

운좋은 놈은 더 멀리 날아가 전혀 다른 세상을 구경하게 되는 행운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하늘정원에서 잠시 서울과 삼각산을 전망해 본다

 

숲속을 찾아오는 친구들인 해와 달 그리고 구름과 비, 가끔 찾아와 주는 새가 있어 세상 소식은 어렵지 않게 듣고 있고

바람따라 전해저 오는 숲속 생명들의 살아가는 얘기에  서로 하늘거림으로 인사하며 다시 바람에 실려 보내고

친구들의 보살핌으로 봄을 지나  자라면서 흠모했던 옆집 순이를 향한 열정이 숲속에 넘치니

수많은 잎새들의 사랑이 전하는 향기가 숲속의 건강한 여름을 얘기 했었다

 

삼각산 형제봉과 보현봉을 배경으로

 

이러한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던 여름날의 추억들이 신록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우리 인간들은 여름을 날 수 있었지만

잎새는 매달리는 숙명을 타고 나무에서 태어났기에 터질 것 같은 청춘을 아침이슬에도 힘없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눈만 뜨면 보이는 항상 맘속에서만 그려 보았던 대지에 대한 환상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나를 태어나게 했던 대지에 대한 마음 한켠의 빈자리를 위해 숙명같은 낙엽지는 계절의 속성이 숨어있음을...

 

 

 

호경암 - 부대에서 설치한 것으로 서울을 수호한다는 의미인 듯

 

젊은 시절 매달린 숙명으로 바람이 전하는 옆집 순이의 향기만이 전부였던 아타까움

앞서 떨어진 사랑했던 옆집 순이의 채취를 따라 떨어저 발아래 들려오는 낙엽밟는 소리로 서로에게 존재를 알리면서

못다이룬 사랑의 결실을 그렇게 마지막 생명의 끈을 잡기 위한 그들만의 세상을 온 대지에 풀어 놓은 것이다

힌눈이 내려 나를 덮어 버릴 때까지 그렇게 만추의 여행을 즐길 것이다.

 

 

호경암 아래로 내려오면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흔적을 만나게 된다 - 여산우님들만...

 

여기에 끼고 싶어하는 남산우님들 - ㅋㅋ  입을 다물지를 못한다

 

다모정 정자가 있는 운동시설을 지나고

 

관리사무소를 지나 삼거리에서 대사관로를 따라 길을 건넌다

 

바로 삼거리가 있는 굴다리가 보이는데 길상사로 갈려면 계속 직진

 

삼거리에서 가구박물관 방향으로 우틀

 

가구 박물관을 지나

 

삼각산 길상사 일주문

 

길상사 秋景을 담아 본다   -  길상사는 초보산꾼 http://blog.daum.net/kmhcshh/2173에 있습니다

 

완산님 작품

 

 

 

길상사에서 출발하는 셔틀 버스로 15:00에 일부 산우님들은 출발하고 나머지 세사람은 성북의 부자촌의 풍경을 구경하며 내려간다

 

넥타이 박물관도 있다

 

지름길로 들어서면 조지훈 생가터 이정석이 있다

 

조지훈의 '낙화' 시와 함께  형상화한 건축물도 보인다

 

이런 뜻이 담겨 있단다

 

오늘의 뒷풀이 장소

 

초보산꾼과 함께 한 북악하늘길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오랜만에 서울에 있는 북악산의 속살을 보고 길상사에서의 秋景을 가슴에 세기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평생 '무소유'를 실천하며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았던 법정스님이 2010년 3월 11일 오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모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누추하지도 않은 법정스님이 설립한 길상사에서 마지막으로 산행을 정리하면서

법정 스님이 우리에게 남겨준 아름다운 선물인 '무소유'와 '명상'. 길상사(吉祥寺)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이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가지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나오는 글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우리가 북악 하늘길을 걸으며 보았던 낙엽들의 자유로운 영혼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우리가 무심코 밟고 지나온 길에 남겨진 낙엽 밟는 소리가 지금도 옆집 순이에게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을까?

발아래에서 들려 주었던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의 사랑을 향한 소리 였다는 것이 고맙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여행의 마지막을 그들과 내가 함께 했다는 사실이

그래서 오늘 함께 해주신 산우님들과 걸었던 이 길의 추억이 아마 다시 가을이 오면.. 또 가을이 오고

 

더 좋은 만추에 즐길만한 곳이 많은데도 이 초보산꾼과 함께 해주신 산우님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했습니다.

티티님 처음 접해본 일일 총무로 마지막까지 정리를 잘 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가을비에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길 나는 기다려야지.

초겨울 쓸쓸함에 대하여 얘기 하기 위해...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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