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4 - 봉미산 구간 :  예재에서 곰치까지..  

 

 

 

언제 :   임인壬寅년(22년) 누리달 06월 열여드레(금요무박) 흙날

 

 

누구랑 :  다음수도권산악회 호남정맥 산우님들과 함께..

 

 

어딜 :   예재 ~ 봉화산 ~ 고비산 ~ 큰덕골재 ~ 군치산 ~  봉미산 ~ 곰치

 

            

                  더 많은 사진자료는  https://blog.daum.net/kmhcshh/5794   

 

 

 

하늘의 뜻에 따라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가뭄이 길어지면 기우제를 지내는 때를 하지로 잡았다고 한다.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속담 속에서 답을 찾은 선조들의 숨은 예지가 숨어 있다.

예상외로 길어지는 가뭄에 전국이 맘도 몸도 타들어 갔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성대 나라만 그저 조용할 뿐..

다행히 전국이 만족할 수준은 아닐지라도 비가 생색을 내니 고맙기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고..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는 속담을 남긴 하지를 코앞에 두고 떠나는 호남정맥 길에 귀를 기울여 본다.

 

 

 

 

 

백두대간 그리고 금남호남정맥(화살표)과 호남정맥(산경표)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전도

호남정맥이란..

전국에 걸친 산천의 계통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산경표에 따르면 하나의 백두대간을 축으로 하여 10대강의 유역을 가름하는 분수령을

13개의 정맥으로 나누어놓았는데 정맥 중 가장 짧은 약 65㎞의 산줄기인 충청도와 전라도의 젖줄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인

금남호남정맥을 백두대간상의 영취산에서 서쪽으로 줄기 하나가 분기하여 주화산(조약봉)까지 이어놓고 다시 나뉘는데

북.서로 금강을 따라 금남정맥이 장항과 군산 앞바다로 흘러들고 남으로는 섬진강을 따라 호남정맥이 남해 광양만 앞 남해로 흘러들며

생을 다하게 되는데 역시 호남정맥도 산경표에는 백운산까지만 되어 있어 광양만까지는 신산경표를 따라 마치게 된다

 

 

 

 

 

호남정맥 14  봉미산 구간 :  예재에서 곰치까지

 

 

계당산을 지나 무명봉에서 시작된 화순군 이양면과 보성 노동면의 경계인 예재를 들머리로 삼아 온수산, 시리산을 지나

본격적인 서진을 시작하는 봉화산을 지나 추동재봉에서 지금도 들려오는 듯한  "내~ 소리 받아가라"  서편제 박유전이 남긴 마지막 흔적.. 

강산리 작은산에서 다시 만나게 될 보성군과의 짧은 인연을 마치고 장흥군 장평면을 만나 담 구간 용두산까지 한 축으로 삼고

군치산 직전봉인 399.3봉에서 화순군 이양면과 헤어지고 땅끝기맥까지 함께할 화순군 청평면을 만나 곰치에서 마치게 된다.

 

 

 

 

 

04:05분   예재에 도착하여 준비를 하고..  아침 식후경을 하기로 한 큰덕골재로 남진을 시작하고..

예재[古峙]   화순군 이양면 구례리와 보성군 노동면 신천리를 연결하는 고개.

  고개에 쑥이 많아 애재(艾재)라고 하였는데 한자음이 바뀌어 예재(禮재)가 되었다. 옛 기록으로는 여재[여점(呂岾)]로 기록되어 있으며 현재는 예재[古峙], 왜재[倭峙], 예재[禮峙]로 표기하고 있다.  예재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영산강 지석천의 최상류인 지석천이 흐르고 남으로는 보성강의 최상류인 노동천이 흐르는 주요 분수계이다.     자료 :   예재 (naver.com)  네이버 지식백과  

 

 

선답자가 제시해 준 전봇대 사이에 아담한 예재 표지석이 있다고 하여 저번 구간에 이어 다시 한번 찾아 봤지만 보이지 않고..

 

04:15분    출발하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지석강의 발원지라 했던 '여점'이나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아군에게 크게 패한 곳인 '왜치'도 예재이다.

 

04:31분    온수산溫水山..    예전에 '이곳에서 따뜻한 물이 나왔다'고 하는데 국립지리원 지도에도 온수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04:49분   시리산..   '甑山(증산)'으로 산 모양이 시루 같다고 하여 붙여진 역시 국립지리원에 표시된 이름이다.

 

몇 발자국 더 가면 시리산 정상에 삼각점이 있다..

 

04:52분   바로 좌변하는 봉을 지나는데 우측으로 연화리와 구례리의 경계인 폐역인 도림역으로 가는 산줄기 하나가 분기된다.

 

04:57분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넓직한 봉수대 자리에 어울리는 봉화산烽火山..   전국에 600개 이상을 세웠다고 한다.

 

개념도상 '가래나무 楸'자를 쓰고 있는 추동재楸洞峙와 보성군과 짧은 만남을 잠시 이별해야 하는 碧玉의 모습으로 다가온 벽옥산 갈림봉..

 

05:14분   분기봉 직전 벽옥산 갈림길..

 

봉화산에서 내려오니 봉화산과 벽옥산 그리고 멀리 옥좌에 주군의 모습으로 앉아 있는 제암산이 직선으로 연결하며 무박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추동재에서 되돌아 본 봉화산..   아마도 제암산 구간에서 소개했던 봉화산에서 연기를 피우면 여기에서도 보이지 않았을까?

 

05:23분    좌변봉을 우회하고..

 

05:29분   이제 오솔길을 따라 고만고만한 봉들을 넘고..

 

아침 안개로 뚜렷하지 않지만 우측 화순 방향으로 벌목지가 이어지고..

 

05:49분   벌목지가 끝나고 좌틀하여 되돌아 본..  벌목지는 폐역인 도림역 방향 능선으로 더 이어지는 듯 하고..

 

 

05:54분   성황당 흔적을 담기 위해 되돌아서 본 화순 이양면 초방리에서 장흥 장평면 진산리를 연결하는 가위재.. 

개념도에 나와 있는 가위재의 위치가 잘 못 되어 있는 것 같아 초방리와 연화리(새터골)의 경계 능선을 소개한 것이다..

 

05:54분   바로 임도가 지나는 가위재..  가위재를 중심으로 양쪽의 골짜기를 가위재골이라 부르고 있다

 

06:17분  高飛답게 산의 모양이 높고 날아가는 형상이라 그런가 계속 오르고 또 오르고 고비산 정상..

 

06:31분   안부를 지나 우변봉 직전 선답자들이 자주 올려준 무덤을 지나고..

 

06:37분   개념도상 397봉인 우변봉..

 

개념도에 방화선이라 되어 있지만 개념도는 거의 신산경표에서 제공한 지도라 세월의 흔적은 지워지고 지금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06:52분    넓직한 방화선에 나무가 자라 더운 날씨에 오히려 걷는데 도움을 주고..   큰덕골재 직전까지 한동안 이어진다.

 

07:08분   전망이 열리면서 군치산 산줄기 산군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곳 방화선은 소나무 조림지로 새로 태어나고 있고..

 

07:18분   산악기상관측 시설을 지나..

 

07:19분   화순 이양면 초방리에  '커다란 돌이 있어'서  '큰독굴' 지명의 한자 표기인 큰덕골재 大德峙 에서 식후경..

 

07:59분   식후경 후..  옛날에 장흥사람들이 광주로 나들이 갔다가 지금은 폐역이 된 도림역에서 내려 넘던 고개였다는 큰덕골재출발..

 

08:03분   바로 갈림길..  방향이 같아 좌측길과 만날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고.. 우측으로 가야..

 

그럼 우측으로 전망이 열리면서 잠시 후 만나게 될 안마산 줄기 끝에 있는 이양면 방향으로 조망되고..

 

08:12분   이번에는 좌측으로 전망이 열리는데..  한자는  '고을 郡'자를 쓰지만 群雁上天형답게 群峙山에 어올리는 산줄기이다.

 

08:27분  처음부터 함께 했던 화순 이양면과 이별하고 화순군 청풍면이 시작되는 개념도상 399.3봉에서 좌틀하고..

 

이양면 읍으로 이어지는 우측 안마산 방향..  399.3봉은 확인이 어렵고..

 

잠시 전망이 열리면서 마르금에서 벗어나 있는 벌목지와 임도가 보이고.. 마루금은 임도 좌측으로 해서 진행한다..

 

08:50분   임도 옆까지 마루금은 다가가고..

 

08:51분     바로 성황당 흔적이 있는 399.3봉과 군치산을 이어주는 안부를 지나고..  그래서 거리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09:07분    기러기떼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는 모양을 닮았다는 군치산群峙山에서 좌틀..  한자는 郡峙山..  

 

떗재 지나 무명봉이 보이고..

 

09:12분   우측으로 하산길이 선명한 땟재..  郡峙를 풀어쓴 지명이다.

 

 

09:42분   전망이 열리면서 지석천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운데 멀리 구름속에 가려진 무등산을 지나 지석천(화순천)이 남진을 하고 

계당산을 중심으로 한 지석천 본류는 북진을 하고.. 그렇게 두 강은 가운데 용암산 뒤어서 서로 만나게 되면서 드들강의 사연은 시작되고..

 

 

용암산을 축으로 여기까지 호남정맥은 지석천의 분수령이 되어 시계 방향으로 두봉산, 계당산을 지나 여기까지 달려왔고..

우리가 힘들게 무등산에서 여기까지 달려온 산줄기들이 모두 지석천으로 모이다 보니 '드들'처녀의 아픈 사연까지 만나게 된 것이다.

 

09:43분  마루금이 지그재그로 이어지고 있어 개념도상 437봉은 어디인지 모르겠고.. 

 

10:00분    엄연한 마루금인 계곡처럼 보이는 곳을 지나 반가운 민가가 보이고..  아래 사진은 아메랑님 사진..

 

10:10분   휴식 후..  민가 좌측으로 마루금은 이어지고..

 

우측으로 벌목지로 임도등이 어지럽게 이어지고 있고.. 임도 끝 지점이 숫개봉이다..

 

10:33분   숫개봉 갈림길..  숫개봉은 바로 우측에 있다..

 

10:34분 ~ 10:46분   숫개봉 정상에서 우측이 깃대봉 방향..

 

깃대봉 방향으로 숫개봉 정상에서..  오랜만에 긴 시간 휴식 후..

 

10:57분   앞에 보이는 봉이 봉미산인가 했는데 우틀해서 사진상 우측으로 살짝 보이는 봉이 봉미산이다..

 

11:17분   임도를횡단하고..

 

11:34분   힘들게 전위봉에 올라 우틀하고..

 

11:52분 ~ 58분    개념도의 헬기장은 흔적도 없고.. 역시 두번째 헬기장도 흔적만 있는 봉미산 정상..  봉황의 꼬리인에도 오름길이 만만치 않다..

봉미산鳳尾山 505.8 m  장흥군의 장평면 청용리와 화순군 청풍면 이만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고도:508m).

『여지도』(장흥)에 읍치 북쪽에 봉미산이 표기되어 있다. 산에는 각시처럼 서 있는 각시바우가 있는데 날이 가물면 기우제를 지냈다 한다. 산 아래에 뱅무동이라는 골짜기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봉미산 [鳳尾山, Bongmisan] (한국지명유래집 전라 · 제주편 지명, 2010. 12.,)

 

 

담 구간 가야할 국사봉 능선이 기다리고 있고..

 

12:16분   안부를 지나면 다가올 이 봉만 넘으면 곰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12:25분   곰치에 내려서고..

곰치(재) 熊峙    곰치재터널  화순군 청풍면 이만리와  장흥 장평면 우산리 경계

  『여지도서』에는 “남쪽으로 장흥부와의 경계에 있는 웅치에서 오는 길이 44리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봉미산(鳳尾山)과 가지산(迦智山) 사이에 웅치가 묘사되어 있고, 『해동 지도』와 『1872년 지방도』에는 장흥부로 넘어가는 경계에 웅치가 기재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웅치 [熊峙]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담 구간 들머리에 슬로시티 안내문..  이탈리아에서 시작됐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5군데나 슬로시티를 배출한 국가라고..

 

 

모처럼 짧은 구간에 하지가 내일모래인데도 더위가 조금은 고개를 숙여주고..

이제는 지방 정부에서 정리하는 듯 호남정맥 능선도 갈수록 잡목 구간이 찾기 힘들고..

그렇게 곰치 휴게소에서 서로 힘을 모아 뒤풀이까지..

호남정맥 산우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우측에 있는 곰치 휴게소에서 정리 및 뒤풀이 후 마친다..

 

옛날에 장흥사람들이 광주로 나들이 갔다가 지금은 폐역이 된 도림역에서 내려 넘던 고개였다는 큰덕골재

839번 지방도에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큰덕골재의 쓰임은 사라지고 곰치고개 도로가 대신했을 것이고..

차도 사람처럼 힘들게 고개를 넘다 보면 잠시 쉬어가는 것은 인지상정..

그렇게 시끌벅적했을 곰치 휴게소의 옛 영화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노파의 주름진 얼굴에서 진한 아쉬움이 느껴지고..

 

터널이 이웃 간 소통의 거리를 좁혀 주지만 때론 옛 추억을 붙잡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마저 가져가고

차도 없고, 사람도 없는 격세지감 속에서도 오랫동안 남아주시기를 바라는 맘을 남기고 떠나왔다..

 

 

 

섬진강을 따라가는 호남정맥은 어느새 중간지점을 지나 보성강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있고

여기에 호남정맥의 또 다른 축인 영산강의 큰 지류 중 하나인 지석천(화순)도 함께 끝나가고 있다.

이는 곧 모악의 품을 떠나 바로 만났던 또 다른 큰 축인 영산강과의 인연도 끝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만난 영산강과 호남정맥의 인연이 마지막을 함께 하는 곳이 바로 화순군이다.

평등의 아이콘인 광주시를 둘러싼 분적지맥을 지나면서 화순군이 호남정맥 정중앙으로 들어오다 보니

지금까지 호남정맥이 도와 군의 경계를 이어왔는데 화순군을 만나 군 경계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구간이 길다 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섬진강 지류인 보성강과 영산강 모두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지리적 배경이 되었다.

이미 소개했듯 무등산 북산에서 시작되었던 화순군과 섬진강과의 인연은 바로 앞 구간 보성군을 만나면서 끝났지만

호남정맥에 모후지맥까지 크게 울타리를 치다 보니 동복천 전체를 품어 섬진강 지류인 보성강에 큰 힘이 되었고

좀 더 인연을 이어가는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계당산에서 발원한 지석천이 북진하면서 송석정으로 유명한 송석천을 만나고

계속 북진하다 화순읍내에서 내려온 화순천을 만나면서 더욱 풍부해진 지석천이 서진으로 바뀌면서 나주 남평에 역할을 넘기는데

화순군 전체 면적의 73.8%가 산지인데도 전국에서 드물게 능주평야와 도곡평야가 자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호남정맥의 품 안에서 형성된 지석천의 북진과 화순천의 서남진이 큰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지석천이 화순천을 만나면서 더욱 풍부해진 물은 필연으로 따라오는 홍수피해를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둑을 쌓고 보를 만들어 나름대로 대비했다지만 자연의 힘을 버티지를 못하고 터지기를 반복하자

'드들'이라 처녀를 제물로 바쳐 둑 속에 묻고 보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하게 된 배경이다.

그래서 북진하던 지석천이 화순천의 힘에 밀려 서진으로 바뀌는 화순과 남평면이 시작되는 경계부터 '드들강'이라 따로 불렀다.

   자료  :  지석강 (naver.com)

 

이런 천혜 자원은 화순군을 담수 어류의 천국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여러 담수어가 특산물로 기록된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붕어찜과 같은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붕어찜 [鮒魚-]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호남정맥 산줄기를 따라가는 우리에게 길을 내어준 화순과 이별을 앞두고

호남정맥이 그린 큰 그림 속에 들어가 있던 화순의 모습을 들춰보니

왜 우리가 산줄기를 걸으면서 그렇게 강 얘기를 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 보았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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