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 대장님과 함께한 한강기맥 9구간 - 운두령에서 오대산

                              

 

날짜 : 계사년(13년) 하늘연달 스물엿새 흙날 ~ 스물이레 해날 (비박산행)

 

누구랑 : 한돌대장님과 지맥 식구들

 

어딜 : 운두령 - 계방산 - 호령봉 - 오대산(비로봉) - 두로봉(한강기맥 분기점)

 

 

조석으로 차가운 바람이 가을인가 했는데 벌써 큰산부터 단풍이 남하하고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우리 일상의 골목길에도 서서히 잎들이 변해가는 것을 보면

어떻게 나이를 먹는 것이 아름답게 나이를 먹는 것인지

자기 처지에 맞는 색깔로 잎을 색칠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의 신비에 즐거워 하고 있다.

내가 자연에게 준 것도 없는데 자연은 우리에게 철마다 나름대로 선물을 잔뜩 안겨주는 것을 보면서

조건 없는 사랑이 누구나 나눌 수 있는 행복을 이렇게 하는 것이다 하면서 자연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자연에 감사하고 우리는 조금만 마음 먹으면 이렇게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왕 떠나는 길, 가을 추억을 느껴 보기 위해 한강기맥 마지막 구간

오대산의 가을을 맞으려 어쩔 수 없는 선택, 비박 산행을 떠나 본다.

 

 

 

한강기맥 마지막 9구간 

 

 

 

 

 

 

진부행 버스로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하고

 

 

그렇게 도착한 운두령

雲頭嶺. 해발 1089m

강원도 홍천군 내면 자운리와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 경계에 있는 운두령.

해발 1089m로 남한에서 차로 넘나드는 고개 중 만항재(해발 1330m) 다음으로 높은 고개다.

항상 운무(雲霧)가 넘나든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했고 계방산을 오르는 기점의 하나다.

 

 

계단길로 계방산을 향해 마지막 구간은 시작되고

 

처음이자 마직막으로 본 단풍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오대산 줄기의 단풍이다.

혹시나 했지만 자연과 계절의 묵언의 약속은 이렇게 우리의 바램과는 상관없다.

자연이 준 선물은 이제 우리의 몫인지도 모른다.

겨우내 흙 속의 생명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낙엽은 쌓여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만추의 즐거움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도 지난 겨울을 넘기고도 떠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낙엽과 또 그 위에 새롭게 쌓여가는 낙엽들

단풍의 아름다움만 추구하다 보면 이런 만추의 또 다른 즐거움을 잃어 버릴 수가 있다.

오늘 우리가 만추의 즐거움을 미리 만끽했던 산행이었다. 단풍없이도…

세상사 다 생각나름이다.

 

 

 

1492봉인 전망대에 도착한다

 

앞에 소계방산이 보이고 그리고 가야할 오대산, 멀리 선자령의 풍차까지도 조망된다

 

홍천군 내면 창촌리 방향으로는 아직 단풍이 보인다.

 

계방산에 도착하고

계방산桂芳山(1577)  홍천군 내면 창촌리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군 내면에 걸쳐 있는 산. 계방산의 높이는 1,577.35m로,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계방산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홍천 너브내의 숨결』에는 "태백산맥, 오대산 줄기로서 산이 크므로 계방산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네이버 지식백과] 계방산 [桂芳山, Gyebangsan]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 2008.12, 국토지리정보원)

 

 

이승복 생가 갈리길이기도 하다.  - 드래곤님과 상큼님의 멋진 포즈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 한마디로 온 국민을 오히려 떨게 했던 것 같다는 생각

지금 세대야 이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 할 일이지만 우리 어렸을 때 이승복 어린이 하면?

우리 유관순 누나가 알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적어도 조국을 위해 목숨바친 영웅을 이제는 우리는 원하고 있지 않을까?

냉전의 그늘이 조금씩 걷워지고있는 지금 우리는 이렇게 행복한 것을...

 

 

 

우리가 가야할 마루금에 멀리 오대산이 보인다

 

남동쪽으로 보면 앞에 보이는 줄기가 주왕지맥이고 뒤에 보이는 계곡이 방아다리 약수가 있는 동먹골이다

동억골(방아다리약수)

자연이 제공하는 물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판매되는 세상이 되었다. 조선 숙종 때부터 몸의 병을 치유하는 약효를 인정받아온 방아다리약수는 더욱 소중한 장소가 되고 있다. 오대산 계곡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에도 쉬지 않고 흘러내리는 약수를 마시면 진한 탄산의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국내에서 가장 깊은 맛을 지닌 약수가 아닐까 싶다. 지형의 모습이 디딜방아를 닮아 이름 지어진 약수는 그 효능을 더욱 깊게 하듯 500m쯤 이어지는 전나무 산책로를 따라 자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방아다리약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2010.1.15, 마로니에북스)

더구나 방아다리 약수는 나라 안에 하나밖에 없는 용왕(龍王)이 지키고 있는 샘이니 더욱 그런 마음이 든 것이다. 물론 바닷가에는 용신당이나 용왕당과 같은 용의 존재가 흔하지만 이같은 산골에서 용왕의 존재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방아다리는 본래 얕은 냇물이 흐른다는 의미를 지닌 척천리(尺川里)의 북서쪽에 있던 마을의 이름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방아다리약수 [Bangadariyaksu]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 2008.12, 국토지리정보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나무가 역시 천고지 이상이라서 그런지 자주 보인다

 

이제 출입금지 구역이 시작된다 - 오대산 비로봉까지

 

삼각점이 있는 주왕지맥 분기봉인 1462봉

 

이렇게 멋진 바위도 함께 한다

 

바로 주왕지맥갈림길

주왕산(경북 청송) 이름을 따서 한강기맥 계방산 - 영월 남한강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주왕지맥이라 칭하였다

 

비교적 길이 뚜렷이 남아 있는 네거리를 지나면

 

1209봉

 

1209봉에서 본 뽀지개 봉

어원을 알 수 없었는데 능선이 분기하면 보통 바로 고도가 낮아 지는데 여기서 보면

산의 형세가 계속 낮아지지 않는 걸 보면 혹시 두 임금이 있을 수 없으므로 그래서 쪼갰나?

 

 

삼각점이 있는 뽀지개 봉 (1359)

 

진부면 탑동리 갈림봉을 지나

 

표시봉

 

계방산과 소계방산 사이로 이제 일몰은 시작되고

 

C-8 표시봉에서 비박 장소로 정하고 - 더 가면 비박장소가 보이지 않는다

 

추억의 사진 한장은 남겨야지?

 

다시 새벽에 여정은 시작되고

 

이제 앞에 호령봉을 시작으로 비로봉,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자령 방향으로 미명의 새벽은 시작되고

 

선자령 풍차가 있는 황병산 군 부대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대간 때 걸었던 황병산과 대관령 풍차, 오늘은 쉼 없이 멀리서 잘도 돌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멀리서 바라본 풍경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황병산의 군부대의 불빛이 등대 역할을 해 주더니

오늘 우리가 본 일출의 아름다움도 또한 황병산의 몫이었다.

멀리서 바라본 황병산의 아름다움, 그러나 가까이서 본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한 계방산과 소계방산 사이로 빨려 들어가 듯 숨어가던 일몰의 모습도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비박의 또 다른 소중한 즐거움으로 다가 왔었다.

 

 

서리가 살 짝 내린 호령봉

호령봉(1564)호령봉(虎嶺峰:1,531m)· 강원 평창군 진부면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로 호랑이가 다니던 길목이었다고 한다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비로봉 - 호령봉 직전 부터 비로봉까지 잡목 구간이다

 

홍천군 내면 방향의 운무

 

상원사 갈림길도 만나고

 

삼각점이 먼저 나오고

 

출입금지 마지막 부분을 통과하면

 

오대산 최고봉인 비로봉이다(1563)

 

 

상왕봉으로 가다 괭이나무에서

 

상왕봉(1491)

 

이제 백두대간 준령들이 가까이에 와 있다

 

북대 미륵암 갈림길

 

우리 대장님 어디가나 고생하십니다.

 

임도가 있는 두로령

 

표지석

 

한강기맥 분기 갈림길

 

헬기장이 있는 한강기맥 분기봉인 두로봉

두로봉(頭老峰)(1424) - 비로봉(오대산)갈림봉

두로봉은 연곡면 삼산 3리와 홍천군 내면 명개리,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사이에 있는 산이다.
두로봉에서 발원한 오대천은 아우라지 밑의 정선군 북평면에서 조양강으로 흘러 든다. 조양강은 이후 동강 남한강에 합류되어 단양 청풍을 지나 양평으로 흐른다. 이 남한강은 양평에서 북한강과 만나 서울 김포를 거쳐 서해로 흘러든다.

두로봉은 한강기맥의 분기점으로 영산기맥 榮山岐脈, 땅끝기맥과 더불어 3대 기맥의 하나가 된다.

3기맥은 여암 신경준의 산경표나 고산자 김정호의 대둉여지도에는 없는 아직은 정립중인 산줄기로 박성태님등에 의해 주장되어 수많은 산악인들이 답사하고 인정하고 있는 산줄기이다.

 

 

 

한돌대장님 한강기맥 완주 축하합니다. 리딩하시느라 고생했습니다.

 

나이를 얘기할 때 우리는 가끔 거꾸로 먹는다는 얘길 한다

시계는 거꾸로 돌릴 수 없지만 가는 청춘을 조금은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계시는 한돌대장님

한돌 대장님과 함께한 여정에서 열정을 가진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금방 쓸어질 듯 하면서도 어느새 일어나 걸어가는 뒷모습이 우리의 가야할 앞길을 알려주는 듯 했다

앞으로의 또 다시 가야할 여정에 뜨거운 박수로 응월하겠습니다.

멋지십니다.

 

 

 

상큼님 드래곤형님 한남금북정맥 완주 축하합니다.

 

대간길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한결 같은 모습으로 함께하시는 드래곤 형님과 상큼님

언제나 뒤에서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꾸준히 살펴주시고

걷는 모습에서 여유를 가진자가 얼마나 편안한가를 느끼게 해 주는지를 보여주신 두분

서로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대화하는 깊이가 길고 깊어짐에 따라 더욱 두꺼운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함께하시는 두분 행복하게 보입니다. 앞으로도 행복하시길...

암벽 등반도 잠시 쉬면서까지 함께 걸을 수 있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암벽등반도 또 계획이 있으시다니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구간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우리 옆지기도 고맙고 - 4구간 갈기산에서

 

처음 대간길 추운 날, 풍차 한번 구경시켜 준다고 꼬드겨 시작한 3450온누리와의 첫 만남

아직 닉네임도 없지만 초보산꾼이 충분히 글을 쓸 수 있도록 마음으로 느껴지는 배려심

언제나 새벽을 휴일이면 만나지만 한번도 거르지 않고 묵묵히 챙겨준 나의 옆지기

대간 정맥 지맥도 거뜬히 해내는 산꾼이기도 하고

쉬지 못하는 토요일에도 새벽부터 일어나 따뜻한 밥 한 공기의 정을 듬뿍 담아준 사람

함께한 한돌대장님, 드래곤님과 상큼님과 계속 함께 걸었던 한강기맥길이 더욱 즐거웠던 이유이다.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 사랑합니다.

 

 

 

정상에서 식후경을 해결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는데 이 두로봉도 출입금지 구간으로 되어 있다

 

임도를 따르다 만나는 미륵암 갈림길

 

계속 임도를 따르면 상왕봉에서 하산하는 갈림길

 

임도에서 바라본 상원사의 고즈넉한 가람의 모습이 가을을 얘기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아래에는 마지막 잎새의 단풍놀이가 있다

 

상원사주차장에서 14:00분 시내버스로 진접으로 이동, 직행버스로 동서울에 도착 뒷풀이

 

다시 한번 두분 수고하셨습니다.

 

대장님 멋지십니다

 

이렇게 한강기맥, 쉽지많은 않은 철저한 준비만이 편안한 산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해준 한강기맥

한돌대장님의 열정이 만들어낸 여정에, 드래곤 형님과 상큼님, 그리고 나의 옆지기

모두의 뜻이 하나가 되어 이렇게 무사완주하게 됨을

3450온누리 산악회 산우님들과 기쁨을 같이하고 싶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초보산꾼 이야기 - 한강기맥을 마치며

 

우리나라의 젖줄이자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밑바탕의 힘이 되어준 한강

우리는 지금까지 한강을 얘기하면서도

한강의 무한한 공급원인 한강기맥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물론 나도 잘 몰랐었다.

하지만 단순히 산줄기가 아니라 한모금의 젖줄를 생산하기까지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 과정을 말없이 서있는 산들이 했다는 생각에 산줄기를 이어가는 산꾼의 한사람으로

늘상 산에 오를 때마다 산에 감사하고 산에 대해 존경을 표해왔다.

특히 이번에 우리가 걸어 보았던 한강기맥은 정맥 못지 않은 큰 사랑으로 한강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오늘 이 순간에도 배달의 기수 역활을 충실히 하고 있다.

서울 시민들이 한강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것도 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곳, 어느 산에 가더라고 소중하지 않은 산이 어디 없으랴만

한강기맥은 전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의 근원이기 때문이기에 더욱 값지게 다가 온다.

우리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서로 기대며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인간들이기에 모두가 소중하지만

어머니 품속같은 사랑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바로 그 어머니 같은 근원이 바로 한강기맥이기 때문이리라

남한강과 북한강, 그 두줄기를 하나로 묶어 내기 위해서 오대산 부터 크게 분기해 양수리까지

쉼없는 흐름을 한강과 함께 한 것이다.

 

한강처럼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얘기하고 미래에 대한 믿음을 준 강이 있을까?

한강유역이 반도의 중앙부를 축으로 관류하는 큰 강인 만큼

삼국시대부터 한반도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누가 한강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삼국쟁패를 이룰 수 있었고,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룰 수 있었다.

지금이야 육로가 너무 발달해 강을 통한 수송은 의미가 없어 졌지만

옛날이야 농업사회에서 세곡을 운반할 방법은 강을 통한 조운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강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가 한강기맥을 얘기해야 하는 이유이며

내가 걸었다는 것이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이다.

 

수많은 역사적 좌절속에서도 묵언의 흐름을 배우면서 마음의 안식처를 안겨준 고마운 한강

남한강과 북한강을 자식처럼 키우며 때론 가까이서 보듬어 주고 때론 멀리 보내 힘을 키우고

미운정 고운정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인생의 여정과 같았던 한강기맥길을 함께해준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응원해주신 산우님들 감사합니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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