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32 (3450온누리3기)  : 고루포기산 구간 -  대관령에서 닭목령까지

 

 

언제 : 임진년 삼월 열하루날

 

누구랑 : 대간 식구들과 태마산행 산우님들 그리고 우리부부

 

어딜 :   남진

 

 

 

거의 두달만에 가게 되는 대간길...

1월15일 새해 첫 희망을 보았던 진고게에서 대관령까지 대간산행 후,  

29일은 100대명산인 공작산,  2월12일은 대간산행 취소,  26일은 개인적인 사유로 쉬고나니

언제 대간길을 걸었는지 자료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음만은 항상 3기 대간 식구들과 함께 했기에 두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리 길게 느꺼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무리 시간이 지난 후 만나도 반가웁기만 한 것이다.

 

 

 

대관령에서 닭목령까지..

 

 

새롭게 단장한 우리 대간길의 처음과 끝을 항상 같이하는 애마와 처음 대하고,

그렇게 산뜻하게 대관령으로 출발 했건만...

대관령에 도착해서 맞이하는  살을 에이는 듯한  대관령의 바람이 우리를 먼저 반긴다.

대관령은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중간 위치에 있어 기온과 기압의 변화가 심해

우리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그렇게 바람 많고 추운 곳이다.

 

 

 

대관령에 재설 작업으로 쌓아 놓은 눈   사진 돌길님

 

대관령의 거센 바람에 눈이 흩날리고 - 사진 돌길님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 - 조금지나면 인풍비가 있는 샘이 있다 - 공지글 참조  - 돌길님 사진

 

大關領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 도암 횡계리 사이에 있는 고개

예로부터 고개가 험해서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음을 빌려 대관령이 되었다.

또 다른 유래로는 영동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대관령이 유래했다고 한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피부에 느끼는 추위는 확실이 약한데,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

김희석님의 접시 돌리기도 못하고 인원파악 후 바로 출발, 雪城산행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능경봉으로 오르는 길은 고도를 계속 올라가는 바람에  숨한번 제대로 쉬지 않고 오르기만 하고,

 

 

사진 : 돌길님

 

눈위를 걷고 있지만 다행이 길은 선답자의 발길이 족적을 남겨주어 쉽게 진행되는데, 

한참 오르다 보니 길 울타리의 역활를 해주는 목책의 대가리부분만 살짝 나와 있는게 몇개만 보인다.  

 

 

목책으로 만든 울타리 시설물이 모두 雪沒되어 있다              

 

눈이 허리만큼 쌓여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걷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길은 다져지고 다져져 돌처럼 단단이 굳어져 있을 것이고,

그래서 雪城이라는 표현을 생각하게 되었다.

 

서울 같으면 벌써 봄이 오고, 꽃샘추위를 걱정하고 있는데, 이곳은 아직도 한겨울 세상이고,....

서울에서는 눈 구경한지가 언제인지 모를 뿐 아니라 눈 구경하기 조차 힘든데, 이곳은 아직도 눈세상이고....., 

서울은 눈이 적어 벌써 물걱정하고 있는데, 이곳은 물걱정 할 필요 없는 곳,.....

우리 대간식구들은 행복한 겁니다. 이런 자연의 특혜를 모두 누렸으니....

 

능경봉을 오르는 동안 대관령의 세찬 바람을 나무들이 먼저 받아  우리에게 바람의 세기를 전해주고,

추위에 헐벗은 숲은 분위기가 황량하기 까지 하지만,

보름을 약간 넘긴 새색시같은 달이 나무가지에 살짝 걸쳐있어 산행에 즐거움을 그나마 더해주는데... 

그래도 계속 오르기만 하는 능경봉이 미워라....

그래도 고루포기산 부터의 대간길의 상태를 알 수 없어 조금이라도 더 진행을 해야 하는 멈출 수 없는 사연들도 있고....

 

우리가 산에 간다는 것은,  

내가 산속에 나의 그림자룰 만들어 그 그림자의 눈으로 산을 보는 것이다.

산은 산일 뿐...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능경봉.

능경봉의 이정석까지 덮어 버려 눈에 雪沒될 위기를 겨우 누군가 윗 부분만 파 놓아(한돌님 증언)  

산우님들의 좋은 인증사진 먹잇감이 되고...

 

 

 

능경봉 - 사진 :  초보산꾼  23년 대간길에서..

 

 

이런 능경봉 이정석이  윗부분만 보이고  -   사진 강철님이 담아 주신 우리 부부

 

 

목책으로 세워진 이정표만이 겨우 능경봉임을 나타내고.... 이래서 강원도래요~~~~ 돌길님 사진

陵京峰(1123)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에 걸쳐 있는 산  

대관령 남쪽 산줄기 중 제일 높은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졌으며 제왕산(841)의 모산이다.  

맑은 날에는 울릉도가 보인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예부터 이곳을 찾았다 한다. 

활시위처럼 생겨서 소궁음산(所弓音山)이라고도 하며, 대관령 능선 아래 있다고 해서 능정봉(凌頂峰)이라고도 한다.

 

능경봉에서 동해의 조망이 좋은데 야간산행이라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 조금 진행하니,

행운의 돌탑마져 눈속에 파 묻혀 오히려 세찬바람으로 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듯하다.

 

 

 

행운의 돌탑 - 눈만 빼꼼이 내놓고 있는 듯 하다    사진:강철님

 

돌탑은 한국 산신을 모시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 하는데...

우리 산우님들은 돌탑에게 소원 한가지라도 빌어 보섰나요? 

한가지는 들어준다던데.. ^^^^^^

 

이제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되면서 동해와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옷깃을 더욱 야무지게 여미고...

나무가지가 전해주는 을씨년스런 소리가 더욱 산행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만,

어차피 가야 할 길 말 없이 잘들 걷기만 한다. 

계속 진행하다 보니 세벽이라 차가 거의 다니지 않고 있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1터널 구간을 통과하고,

 

 

사진 돌길님

                                                                                                                            

 

곧이어 의자 손잡이 부분만 보이게 눈에 가려져 있는 쉼터 의자가 있는 샘터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가져 본다.  돌길님 사진

 

 

샘터 이정표도 이랬던 것이  -    사진 :   초보산꾼   23년 대간길에서..

 

 

다시 진행하다 왕산골 갈림길을 만나고...

 

왕산골

대관령 산정 동남쪽으로 우뚝 솟은 제왕산이 있어서 왕성한 산줄기가 뻗어있다는 뜻에서 왕산리라 했고,

제왕산 밑에는 제왕산성帝王山城 이 있다. 제왕산성은 고려말 우왕이 쌓았다고 전해진다.

우왕은 공민왕이 시녀 반야에게서 얻은 아들로 알려져 있고, 공민왕이 죽은 후 10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공민왕의 자식이 아니라 신돈의 자식이라는 이성계의 주장에 몰려 왕위에서 쫓겨났다가,

강화로 유배되었다가 강릉으로 옮겨진 후 이성계에 의해 1389년 살해되었다. 이곳 강릉에 우왕의 슬픈 사연들이 많이 숨겨진 곳이다.

 

연리지나무를 잠시 감상하고 대관령 전망대에 도착한다.

아직도 여명이 트지않은 어두운 새벽이라 말 그대로 전망대일 뿐이다.

보이는 것은 달빛에 빛나는 눈님들의 잔치일 뿐...

 

 

 

낮에 보면 대관령부분이 이렇게 보인다는데 ...  사진..  초보산꾼 23년 대간길에서..

 

 

전망대에서 본 야경 

 

 

조그만 돌 탑이 있는 오목골 갈림길을 지나 지르메 갈림길을 만난다.

서구적이고 목가적인 이국적인 양떼목장의 풍경을 볼 수 없었지만,  

대간길을 걸으면서 먼 듯 가깝게 펼쳐지는 목장의 초원대신 雪海같은 설원이 펼쳐져 있어 가슴이 다 시원하다.

아직도 어두워 이것마져 아쉽지만...

 

 

 

이제 오늘의 가장 높은 고루포기산에 이른다.                              사진 강철님

고루포기산1238.3m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와 강릉시 왕산면 고루포기 마을 사이에 있는 산

  소나무 새끼들이 포기를 지어 많이 났다는 데서 지명의 유래를 찾는다.   또 이 산의 다른 이름은 <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에서‘소은백이산 (所隱栢伊山)’이라 하여 65자로 설명해 놓았다.  하지만 이제 그 자리엔 사람이 살지 않고 눈도 많이 줄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고로쇠나무가 많다는 데서 ‘고루포기’ 명칭을 따오기도 한다.  

 

 

바로 아래의 고루포기 마을에서는 눈이 많아 이웃끼리 새끼줄을 매어 길을 열었을 정도로 눈이 많은 걸 감안하더라도,  

모든 설치물까지 눈(雪)으로 삼켜버리려하니 강원의 눈님 대단하십니다 그려.... 

 

 

 

이제 동해를 바라보며 좌측으로 완전히 능선이 바뀌는데 걱정했던 대로 아무도 가지않은 눈내린 그대로, 발작국 하나 없는 눈세상이다.

 

얼음장 깨지듯 雪城이 깨지면서 러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일부 산우님을 기어서 걷는 신 기술을 선보이지만..

그렇게 어디까지 갈까나 ? 

역시 아무리 힘들어도 발로 걸어야지...

 

 

 

부드러운 눈이 아니라 다져진 눈이라 한번 빠지면 빼는데 힘이드니 이렇게라도 해 봐야지 ㅉㅉ  사진 : 강철님

 

어느새 우리곁으로 다가온 아침해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받으며 아침 식사가 시작되고..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 따로 없네... 

여기에 다 모였네.

아이 추워 못살겠네''''  

아무리 힘들어도 아침 안먹고 가면 안되나????

아침식사 참 애매합니다.

                                                                                                 

 

사진 물아래님

 

힘있는 러쉘을 위해 밥도 어찌됐든 먹었겠다 다시 산행은 시작되고,,,

조금만 길 밖으로 벗어나면 허리까지 빠지고, 운 좋으면 곧 깨질 듯한 살얼음위를 어렵게 걸어가고... 

그래도 진행은 되어 철탑을 지나고

 

 

철탑과 가야할 능선   - 돌길님 사진

 

왕산 제 2쉼터를 지나면서 고도를 천천히 낮추면서, 차츰 눈길의 상태도 훨씬 부드러워져, 푹 빠지는 상태  없이 오솔길 같은 분위기로 진행하게 된다  

 

 

돌길님 사진

 

금비령대장님  - 사진 정남열님

 

 

이제부터 우리는 우리가 힘들게 걸어 올랐던 능경봉의 위대함을 직접 보면서,

친구하면서 닭목령까지 걷게 되고,

우측으로는 피덕령의 고냉지 채소밭의 설원을 보면서 오솔길 같은 길을 계속 이어간다.

 

이런생각 저런생각으로 걷다보니 금강소나무 집단 서식지가 나오고..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금강소나무 - 돌길님 사진

 

금강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피덕령 능선의 풍차 - 풍차 보이나요 - 돌길님 작품

 

 

피덕령 능선에 돌지 않는 풍차는 현재 주민 민원으로 중단된 상태라는데,

강원도가 계획한 풍력발전소가 건설이 쉽지 않은 듯. 

그나저나 새해 첫해 산행에서 선자령에서 보았던 돌지 않던 풍차는 지금 잘 돌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때는 세상살기 싫은 듯 지맘대로 이던데...

혹 풍차의 연료인 우리나라의 "바람"이 문제가 있다면 바람도 외국에서 사와야 되는 건가요?

 

 

능경봉의 자태가 큰 파도처럼 우뚝 솟아 있고,

그 밑으로 영동 고속도로가 시원스럽게 뚫려 있어,

새벽에 보았던 모습과는 달리 많은 차들이 어디론지 계속 달려가고 있다.

우리도 빨리 내려가야 하는데,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꺼지는 대간길

 

잠시후 매우 가파른 언덕의 고원이라는 뜻으로 이곳 주민들은 맹데기라 부른다는 맹덕목장이 나타나고,

 

 

맹덕목장의 설원이 펼쳐져 있다  - 돌길님 사진

 

 

목장주위능선을 가파르게 내려오는데 내려오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아무것도 키우지 않는다고 하는데,

처음 보기에도 아름드리 같은 소나무 한그루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삼양목장의 그 수 많은 구릉에는 소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던데,

이렇게 까지 정성드려 우리 소나무를 보호하다니,

한참을 고맙게 멀리서나마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더 진행하여 목장으로 통하는 임도따라 가다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밭도 만나고, 沙丘와 같은 雪丘도 만나고,

사진 : 강철님 

 

 

이제 닭목재에 우리 애마도 살짝 보이는데...

왠걸 가도가도 끝이없게 느껴진다.

 

 

 

나무가 쓰러져 자연스럽게 지네가 기어가는 모습으로 대간길을 막고 있다  - 사진 강철님

 

 

우리와 어깨동무하며 친구해주던 능경봉은 사라지고,

화란봉이 앞을 가로막고 서서 어서 오라 손직하는데..

정상을 중심으로 부챗살처럼 꽃잎이 펼쳐진 모양이라는 화란봉花蘭峰은 이름 그대로 부챗살처럼 펼쳐진 화관이

정상을 중심으로 겹겹이 에워싼 형국이 마치 꽃잎 같다고 해서 얻은 지명이라는데,

대충 보니 10개쯤 되는 봉우리들이 각자 능선들을 이루어 놓아 그런것 같기도 하고 ...

 

 

 

드디어 짧으면서도 결코 짧지 않은, 온몸으로 산행을 마치는 순간 닭목재이다.

닭목령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2리 닭목이에 있는 고개. 

닭목재 북쪽은 왕산골이 되고, 남쪽은 대기리 닭목이 된다

닭목이마을은 문바위가 마을을 막고 있어서 재물이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기 때문에 마을이 부유하다고 한다.

문바위는 옛날 길을 가던 스님이 이 바위에 앉아 쉬면서 바위를 쳐다보니 바위가 문처럼 생겨 문바위라 했다.

 

 

산행후 주문진로 가면서 차창밝으로 보이는 능경봉의 자태는 여전히 그자리에서 그렇게 빛나고 있었다.

 

 

산행후 만찬장소

 

뒷풀이 장소 뒤 바닥가의 추억들

 

 

 

31차 대간길에 함께 동행해 주신 3기 대간식구들과

태마산행으로 함께 해주신 산우님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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