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서울근교 : 관악산 (시산제)

 

 

 

날짜 : 임진년 삼월 열아흐래

 

누구랑 : 3450온누리 산악회 산우님과

 

어딜 : 관악산 사당역 6번 출구 관음사 코스

 

 

시간에 맞춰 나가보니 출구에서 은비령님과  바람꽃님이 반갑게 맞아 준다.

정기산행은 처음이라 모르는 분이 많을 것인데 어찌됐든 처음부터 항상 대간길에서 만나는 분들이 맞아주니 너무 반갑다

누구나 새로운 얼굴을 대할 때면 뻘쭘하기 쉬운데, 시작이 기분을 좋게하고, 날씨도 좋으니.....

모든 분들이 간만에 만나는 듯  얼굴에 행복이 가득차 있고.... 

 

                                        

 

사진 : 바다사랑님

 

 

그렇게 사당역 팀의 정기산행은 시작되고.... 

                                            사진 : 바다사랑님

 

관악산 초입에서 관음사 방향이 아닌 새로 길을 낸 듯한 관음사 둘레길이라 적혀진 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한참오르니 선유천이라는 샘을 만나고 잠시 휴식

 

             

사진 : 바다사랑님 

 

 

관악산(冠岳山629m)은 서울시민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산이다. 그러나 관악산이 조선역사 이래로 핍박아닌 핍박받은 사연을 알면 새롭게 보일 것이다

易姓革命에 성공한 이성계가 새롭게 나라를 세웠으니, 漢陽遷都를 단행하여 수도도 옮기고, 또 궁궐도 새롭게 만드려야 하고...

그래서 나온 작품이 경복궁景福宮인데,

지금이야 높은 건물이 서울 전체를 도배하다시피 한 탓에  경복궁에서 관악산이 잘 안보이지만, 옛날에야 얼마나 잘 보였겠는가

경복궁의 정문을 열면 정남쪽에 보이는 관악산이, 하필이면 봉우리가 불꽃 형상의 풍수적으로는 화산(火山)에 해당한다고,나라를 건설하는데 크게 일조한 무학(無學)대사가 화기설을 주장하니 참으로 이일을 어찌 할꼬??

 

 

 

관음사 코스 중 처음 만나게되는 국기봉과 나란이 친구하며 헬기장에 도착하고...

우리가 들리지 못한 선유천 국기봉   사진 보물상자님 

 

 

 사람이 모르면 그냥 지나갈 일도 알고나면 괜히 찝찝한 것이 미신인데, 지금도 세상사가 미신을 완전히 무시 못하게하는데,

하물며 새로운 나라를 정말 훌륭히 백성을 궁흘이 여겨 만 백성을 편하게 할려고 하는데, 요놈의 관악산이 눈엣 가시라

그래 연주암도 지어주고, 숭례문 현판도 세로로 새워놓고,남지南池라는 연못도 만들고....(자세한 내용은 아래글 참조)

어메 바쁘다 바빠, 그놈의 관악산때문에.... 잠 못이루는 밤이구나??  나랏님도 힘드네... 임금도 못해 먹겄다  ㅋㅋㅋ

 

 

 

헬기장을 지나면서 본 능선에 합류하게 되고...

낙성대 갈림길을 지나니 하마바위가 육중한 몸으로 관악산의 정기를 받으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물먹는 하마는 아니겠지?  관악산에 물이 많은 걸 보면 .......

 

 

 

이때 천금같은 말을 듣게 되니, 조선의 또 다른 개국 공신 정도전鄭道傳의 한마디 :"도성과 관악산 사이에 다행히 한강이 있어 관악산의 불기운이 물을 건너올 수 없아옵니다"

이왕이면 좋은게 좋은거,,,,, 역시 리영희 교수님의 말씀처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하는 법.

그래서 경북궁이 지금의 백악(白岳 : 북악. 지금 청와대 바로 뒤쪽에 있는 산)의 남쪽 기슭에 터를 잡게 되었다

이제 두다리 쭉 펴고 잠 한번 실컷자야지..... 나랏님도 자야 일을 하지......

 

 

 

 

요런 맷돌같은 바위도 만나고

 

 

세상사 참 내맘대로 안되더라... 나라 일도 마찬가지 인가 보다

한강만 믿고 덜컥 경복궁을 지었는데 1,2차 왕자의 난에, 사육신의 세조 반정, 임진왜란에 병자호란까지...애고 무학대사의 화기설을 믿을 걸 그랬나???

이를 보다 못한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할 때 돌로 해태를 만들어 광화문 앞 양쪽에 배치하였고 관악산에 우물을 파서 안에 구리로 만든 龍을 넣음으로서 火氣를 방지하였다나 어쨌다나....

 

 

 

앞에 보이는 연주대를 향해 열심이 때로는 힘들게 오른다 사진 : 바다사랑님

 

 

우리는 지금

이렇게 알게 모르게 핍박받은 사연을 안고 있는 관악산의 정상을 향해 열심이 걷고 있다.

 

 

사진 : 바다사랑님

 

어느새 도착한 마당바위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한바탕 놀아본다.

 

 

사람이 없을 때야 마당같이 보이겠지만, 사람이 너무 많으니 마당바위가 마당노릇을 못하고 있다

 

먹고 즐기는 동안에 나는 아침먹은게 소화가 덜 되어,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봉우리에 올라보니

군에서 설치한 벙커 윗 부분이 전망대의 역활을 해주어 잠시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서울 시내를 구경해 본다.

 

땅 속 에서는 새찬 한겨울의 추위도 넘기고 작은 생명이나마 마음 껏 소망을 안고서 꽃잎을 준비하고

나뭇가지를 얼싸안고 춤을 추는 봄바람의 입김마져도 우리 여산우님들의 마음의 창을 노크하며  곁으로 다가온다

 

 

역시 봄은 여심의 계절이다.

                                                                                                           사진 : 바다사랑님

 

바람나부끼면 나부끼는데로 바람불면 바람부는 데로 순응할 줄 아는 숙녀

비가와도 눈이와도 달만 떠 있어도 사색과 웃음에 젖어 버릴 줄 아는 숙녀

우리 여산우님 모두 숙녀분들 이십니다.   화이팅 !!!!

 

 

                                                                사진 : 윤서님

 

 

이제 우리는 요렇게 멋있는 능선을 버리고.... 조금 밀린다는 이유로  ㅉㅉㅉ    사진 : 바다사랑님

 

 

우회길로하여

이미 선발대가 무거운 짐을 지고 먼저 자리잡은 시산제의 장소 절터인 법당지에 도착하고...

 

 

                                                                                                   사진 : 보물상자님

 

 

선발대 고맙습니다. 덕분에 편이 왔습니다.                          사진 : 보물상자님

 

 

시산제는 시작되고  사진 : 보물상자님

 

사진 윤서님 

 

산악인 선서도 하고... 아직도 손발은 맞추지 못하는 산우님들                       사진: 보물상자님

 

 

시산제는 한해의 무사 산행과 안전, 그리고 산악회의 발전을 산신께 비는 자리이다

산이 있어 산을 찾는 산악인들에게 어쩌면 산에 대한 고마움을 한잔의 술을 바치는 의식이 당연한 것이다

또한 일년에 한번있는 만큼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엄숙해야할 시산제의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들뜬 기분에 엄숙함을 구분 못한 일부 산우님들이 있어 아쉽다

시산제는 산악회를 위한 의식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한 의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산제를 마치고                                            사진 윤서님

 

관악산의 정상인 연주대戀主臺·629m에 도착한다  -- 연주대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

연주대의 또 다른이름인    靈珠臺는 세조가 기우재를 지내던 곳이다                                                  

                                                                                                     

 

사진:바다사랑님

 

 

 

백두산님과 나는 일행과 떨어져 화장실겸 연주암에 들러 효령각도 들러보고..  사진 :  초보산꾼..

                    

 

孝寧閣은 태종의 셋째인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양녕과 효령이 궁궐을 나와 임금을 그리며(戀主대) 슬픈 마음을 달랬다는데

초기 조선에는 숭불억불정책이었음에도 효령대군은 불교에 많은 일을 남긴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후세 어느 화승이 효령대군을 그리며 영정을 그리지 않았을지.....

 

 

 

이제 오늘의 하산길인 계곡길을 따라 진행되고              사진 : 바다사랑님

 

 

계곡길은 항상 위험하다. 조심 또 조심               사진: 윤서님

 

 

제4야영장이 있는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계곡에 아직은 남아 있는 잔설이

한손으로 어루만지고 한손으로 감지하고픈 봄의 향취를 왜 아직은 꽃샘추위가 가로막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고

 

눈에 보이는 풍경들이 아직은 황량하기만 하는 봄의 초입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보면, 우리가 직접 그리지 않고도 멋진 한폭의 산수화를 완성할 수 있다

계속되는 우리 여산우님들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연신 계곡을 배경으로 찍어대는 마음에서 읽을 수 있다

                                               

 

사진 : 윤서님

 

 

남심도 살짝 끼워주고''''''  

 

 

보물상자님 봄타시나 봐                  사진 : 윤서님

 

 

현명한 여행자는 가는 곳마다 풍경이 있는 것을 안다고 한다.

책과 역사는 풍경이다.  술도 시詩도 풍경이다,   달도 꽃도 또한 풍경이다. (...)“

임어당의 <자연의 즐거움>에 실린 글이다.

 

 

 

아름다운 솔밭길도 지나고

                                                                          사진:바다사랑님

 

 

“사람은 시처럼 살아야 하고, 물건은 그림처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림을 풍경으로 보고, 화분을 뜰로 보며, 책을 벗으로 보는 것이 좋다.“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서울대 공학관에 도착하기전 자운암 갈림길을 만나고

                                                                                               사진 : 바다사랑님

 

자운암은  성종의 어머니 소혜왕후(昭惠王后)의 위폐가 모셔져 있다고 하는데, 다음 기회로 미루고 시내버스 종점에 도착 산행을 마무리 한다.

 

 

서울대학교에서는 해마다 '갓(관)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옛날의 그런 갓은 아닐 것이고, 여기서 가리키는 갓은 학사모, 석사모, 박사모일 것이다. '모자'의 잔치, '갓'의 잔치가 펼쳐진다.

지금 대학의 위치가 갓 모습의 산이라는 뜻의 관악(冠岳)의 한 산자락이고 보면

예부터 '갓 뫼'를 한자로 입산(笠山)이나 입봉(笠峰)이라 하지 않고 지금의 '갓의 잔치'와 연결되는 이름의 '관악산(冠岳山)'이라 한 것이 더 신기하다.

정기산행에 참여한 모든 산우님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진행하시느라 고생하신 운영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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